론세스바예스에서(Roncesvalles)에서 팜플로냐(Pamplona)까지


올라. 스페인어로 '안녕'이라는 뜻입니다. 어느새 스페인 땅으로 들어선 저희들의 입엔 더 익숙해진 인사말입니다. 론세스바예스를 떠나는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렸고, 저희들은 판초우비를 뒤집어 쓴 채로 길을 걸었습니다. 덥고 축축했지만 비가 오는 숲속을 걸을 때면 알 수 없는 고요함이 느껴졌습니다. 속도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면서 그저 걸을 뿐이었습니다. 배가 고팠고, 점심을 먹기 위해 도착한 식당에서 소중한 인연을 만났습니다. 저희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준 사진 속 두 친구들입니다. 지친 몸과 마음이 다시 뽀송뽀송해졌습니다. 그 힘으로 주비리(ZUBIRI)까지 걸을 수 있었습니다. 주비리에 도착하자 바로 어제 론세스바예스에서 만난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뭉클했습니다. 같이 밥을 먹으며 짧은 영어로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더랬습니다.

각자 길을 나서는 시각이 다르고, 걸음걸이도 달랐습니다. 하지만 다음 목적지인 팜플로냐(Pamplona)에서 서로를 만나길 바라는 마음은 같았던 것 같습니다.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저희들은 따뜻한 포옹으로 친구들을 맞았고, 그들은 활짝 웃어주었습니다. 또 다시 뭉클해졌습니다. 뭔가 재밌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우리들은 저녁파티를 해보자고 의견이 모아졌고, 각자가 자신있는 메뉴를 만들었습니다. 불고기와 카레, 닭볶음탕, 크레페, 파스타가 금새 만들어졌습니다. 와인과 맥주를 곁들여 먹으니 꽤 근사한 만찬이 되었습니다. 불고기는 단연 인기였고, 우리들은 서로의 노고를 칭찬했습니다.

한 친구가 말했습니다. 길에서 만난 친구들끼리 음식을 나누고, 대화를 하는 것이 순례자 길의 전부라고. 저희들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순례자 길을 걷는 목적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목적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길을 걷는 과정에서 친구들을 만나는 일은 분명 설레는 일입니다. 앞으로도 이 친구들과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내일은 23km를 걷는 날입니다. 벌써부터 몸이 쑤시지만, 친구들과 함께라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다음 마을에 도착하면 또 소식 올리겠습니다. 그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아직 카테고리가 없습니다.

서울특별시 구로구 연동로320 나눔관 2층 5C 303 루트온 협동조합

routeoncoop@gmail.com / routeoncoop@naver.com / 02-2610-4153~4

  • Instagram Social Icon
  • Facebook Social Icon
  • YouTube Social  Icon
  • 20151116214607793215

© 2023 Wix.com으로 제작된 본 홈페이지의 모든 권리는 루트온협동조합에 귀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