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고스(Burgos)~레온(Leon) 1편


부르고스에서의 시간을 뒤로한채 다시 길에 나섭니다. 도시에서의 시간은 이틀 정도면 충분한 것 같아요. 어느새 300km 가까이를 걷다보니 걷는거에 익숙해질 뿐만 아니라, 단순한 하루의 일상에 평화를 느끼곤 합니다.

가끔 작은 언덕을 오르고 나면 이런 멋진 하늘과 풍경이 우릴 맞아주곤 합니다.

저 십자가 아래에 쌓인 수많은 돌 하나하나에 누군가의 소망이 담아져 있겠지요?

프랑스길을 세 파트로 나누곤 합니다. 생장~부르고스, 부르고스~레온, 레온~산티아고 구간마다 걷는 거리가 비슷하기도 하지만, 너무 다른 특징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생장~부르고스는 적응하느라 고생하기도 하지만 길도 아름다워 즐겁고 설레는 구간이라고들 합니다. 순례길을 떠나올 때의 따끈따끈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죠. 하지만 부르고스~레온 구간은 정반대로 내가 왜 이곳에 왔는지에 대해 수없이 돌아보며 마음이 힘든 구간이라 부릅니다.

이 구간에 접어들면 기계처럼 걷게 될거라 몇몇 친구들이 얘기해준 적이 있었는데, 부르고스를 벗어나자마자 깨달았습니다. ㅎㅎ 이렇게 그늘도 많지 않은 평지길이 직선으로 쭉 나 있습니다. 보통은 4~6km마다 마을이 하나씩 있어, 쉴 수 있는 곳도 많고 구경거리도 많은 편인데 이 구간은 길게는 17km 동안 아무것도 없어 마음도 몸도 조금 지칠 수 있는 구간이었답니다.

어찌나 햇빛이 강렬하던지 아무리 선크림을 발라도 누구나 이 구간을 걷고 나면 살이 잔뜩 타더군요.

역시는 역시 ㅎㅎ 이런 곳을 만나면서 순례길의 역사를 느끼기도 합니다. 걷다보면 길 옆에 이렇게 순례자들이 물을 한잔하며 쉴 수 있게 만들어놓은 곳도 있답니다.

좋은 카페가 있지 않아도 좋아요. 이런 밴치가 어찌나 반갑던지 ㅎㅎ 가방을 내려놓고 잠시 나무그늘로 도망쳐 쉬기도 했습니다.

세상 큰 소나무도 우리의 발길을 잠시 멈추게 합니다.

늘 누리다 없으면 소중함을 더 잘 알 수 있다고 하던데 카페나 바가 보이면 얼마나 반갑던지 ㅎㅎ 정말 하루에 한번 정도씩 만나는 카페가 너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20~30km를 걷고 나면 끝없는 평지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마을이 우리를 반겨주곤 합니다:) 해가 아름답게 지는 이 마을의 이름은 프로미스타에요!

이 나무의 이름은 뭘까? 주변에 걸어가는 행인에게 물어봐도 모른다고 해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0

이 멋진 성당이 있는 곳은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입니다. 부르고스~레온 구간의 딱 중간이죠!

부르고스에서 시작해 이곳까지 100km 가까이 걸으며 사람들의 말이 정말 공감가기도 했습니다. 끝없이 이어진 길에서 홀로 걸으며, 나도 모르게 사색에 빠져드는 시간이 계속되다보니 그동안 살면서 돌아보지 않았던 감정과 내 모습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저에게 쉽지 않았던 것 같네요. 그래서 이 길을 '순례'길이라 하는구나 한편에서 공감하며 지냈던 기억이 납니다. 이어지는 남은 길 이야기는 다음화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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