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고스(Burgos)~레온(Leon) 2편


올라~ 지난화에 이어 부르고스~레온 구간입니다! 컨디션에 따라 매일 출발시간은 바뀌곤 합니다. 겨울엔 해가 늦게 떠 일찍 출발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답니다. 날씨도 일교차가 심해 아침엔 꽤나 쌀쌀하기 때문에 보통은 8시~9시 사이에 출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해가 뜨기 직전인 7시반에 출발하는 걸 가장 좋아했어요~ 새벽 끝 자락의 공기를 마시며 잠시 걷다보면 이렇게 따스한 색감의 자연을 맞이할 수 있답니다:)

레온에 다가가도 여전히 이 구간은 평지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재미난 것들이 점점 늘어난다는 사실! 이곳은 수세기 전부터 순례자들을 위한 알베르게이면서 병원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성수기 때에만 알베르게로 문을 연다고 하네요~ 길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는 순간입니다.

이 지하창고같은 곳은 와인을 숙성, 보관하는 곳입니다! 세련된 건물이 아니라, 이렇게 옛방식으로 된 와인창고들이 정말 곳곳에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어요~ 스페인인들은 와인을 정말 사랑하는데 특정 마을마다 지역와인이 있을 정도로 종류도 매우 다양하고, 즐기는 연령대와 방식도 엄청 다양하다고 해요!

멋진 사자 조각상이 지키고 있는 이 곳 역시 알베르게랍니다! 간판을 보고 아셨나요? 얼마나 오래된 알베르게인지 상상하며 꽤 오랫동안 담 밖에서 건물을 구경했어요.

건물 안쪽은 매우 낡아보였지만, 이렇게 멋진 외벽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조금은 불편해도 이런 곳에서 하룻밤을 묵는 경험도 꽤나 특별할 것 같아요! 우리의 까미노 첫째날처럼 말이죠:)

레온에 거의 다 와갈 때면 이렇게 생긴 갈림길이 나온답니다. 왼쪽은 레온을 향하는 새길(이름은 new이지만 저 길도 매우 오래되었다고 해요!)입니다. 오른쪽은 아주 먼 옛날부터 순례자들이 이용하던 로마길입니다. 로마길은 이름 그대로 로마시대 때의 고속도로로 건설된 도로라고 해요. 길의 역사가 있지만 새길처럼 좋지 않고, 더 오래 걸어야해 그리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진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루트온은! 로마길을 선택했습니다~ 이름이 너무 멋져서요 ㅎㅎ 보기에 전혀 특별할 게 없는 길이지만 2000년도 더 된 이 길 위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걸었을지를 상상하면 정말 특별해 지지 않나요?

이 길엔 딱히 밴치도 없고 나무그늘도 없어 지칠 때면 어쩔수없이 가방을 내던지도 길 위에 앉아 쉬어야합니다 ㅎㅎ 그치만 그게 또 매력아니겠어요!

그렇게 길의 끝에 아주 아주 작은 마을이 하나 있답니다. 그리고 그 마을엔 기부형태로 운영되는 작은 알베르게가 하나, 사진에 보이는 아주 작은 슈퍼 하나가 있어요~

함께 걸었던 친구들과 간단한 음식을 해먹기로 합니다. 파는 재료가 거의 없어, 감자, 양파, 베이컨만을 이용한 파스타를 만들어 먹기로 해요.

요리담당은 제가! 어느새 늘 제가 먼저 도착해 친구들을 위한 요리를 해주는 게 습관이 되었네요 ㅎㅎ

없는 재료지만 우리들끼리 이렇게 추억을 만들 수 있음에 최고의 음식이 되곤 합니다.

마침 한국에서 가져온 카레가루도 조금 남아 카레도 해먹기로 해요~

무려 디저트까지! 크리스티나가 팬케이크를 먹고 싶다 해 바로 만들어주는 쏘스윗한 남편 에드가 ^^*

처음부터 함께 걷고 그렇게 친구가 된 우리만 주인없는 알베르게에 있으니 이 순간만큼은 진짜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래된 건물이라 난방시설이 없고, 관리인이 없어 우리끼리 나무를 주워오고, 난로를 피웠답니다 ㅎㅎ 멋대로 침대에서 매트릭스도 꺼내와 옹기종기 난로앞에 모여 잠을 청했다지요! 이 모습이 너무 웃기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해 함께 한참을 웃었지요. 이렇게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또 늘어납니다. 아 이 마을의 이름은 에르마니오스랍니다.

에르마니오스에서 잊지 못할 하루밤을 보내고 나면 어느새 레온까진 하루에서 이틀정도 남게 됩니다. 우리는 하루만에 가기로해요! 겨울엔 알베르게가 아예 문 열지 않은 곳이 많아 선택지가 적어요 ㅜㅜ

의융이가 한참을 구경하고 있는 저 기둥이 보인다면 사하군에 도착했다는 얘기에요~

사하군는 역사유적지가 많은 마을로 유명하죠. 벽돌로 지어진 옛 성당들이 많은 곳으로 스페인인들도 많이 놀러온다고 해요~

도시는 이렇게 벽돌색의 황토빛을 띄고 있습니다. 레온으로 가기 전 이곳에서 잠시 점심을 먹으며 구경하기로 합니다. 스페인에선 벤치를 정말 쉽게 찾을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슈퍼에서 빵과 음료를 사고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면 정말 세상 무엇도 부럽지 않아요 ㅎㅎ

그렇게 저희는 레온에 도착했습니다! 부르고스를 떠난 후 초반에 여러 감정과 생각이 들었는데 걸을수록 정리되고, 그런 내 모습이 익숙해지기도 해요.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빨리 결정해야하고, 그래서 지나쳐가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사색하고 생각하는 것이 재미없고 힘든 일이 되어버린 한국에서의 삶을 돌아보게 되기도 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다시 그때의 느낌이 떠오르네요....! 자기의 속도대로 충분히 고민하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 어쩌면 행복하게 사는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루트온을 통해서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음에 감사하고, 더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게 되길 기대하게 되네요. 부엔 까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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